게으름과 운동의 끝없는 대결
매번 다짐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꼭 운동을 시작해야지." 하지만 이 다짐은 늘 잠깐의 열기로 그치고 맙니다. 운동복은 서랍 깊이 잠들고, 신발장 구석에 있던 운동화는 먼지 쌓인 채 나를 비웃는 듯합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운동은 저에게 항상 게으름이라는 거대한 벽을 만나게 합니다. 땀이 흐르는 고된 시간 대신, 푹신한 소파와 따뜻한 이불이 있는 곳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릅니다. 저에게 운동은 귀찮고 피곤하며, 한마디로 "내일로 미루고 싶은 일 1순위"입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심지어 삶의 활력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손이 움직이지 않고, 몸이 소파와 하나가 되어버립니다. "운동했더라면 지금쯤 체력도 좋아졌겠지."라는 후회가 머릿속을 스칠 때도 있지만, 결국 다음에 하겠다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주며 빈약한 의지를 다독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운동에 대한 다짐은 매번 새롭지만, 그 다짐만큼 또 쉽게 무너지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왜 이렇게 운동이 어려울까요? 그것은 아마도 "시작"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높은 산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운동을 떠올릴 때면, 먼저 복잡한 과정을 상상하게 됩니다. "운동복을 챙기고, 신발을 신고, 장소로 이동하고…" 이 모든 일들이 하나의 벽처럼 다가옵니다. 특히 처음 몇 번은 온몸이 뻐근하고 근육통이 찾아오니, 운동을 하지 않을 핑계는 점점 늘어만 갑니다. 결국에는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인 것 같아", "내일 에너지가 있을 때 시작해야지" 같은 변명이 쌓이고, 운동은 또다시 내일로 미뤄질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마음입니다. "정말로 운동이 필요하긴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저는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기 일쑤입니다. 운동의 효과를 알면서도 게으름은 끝끝내 저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스트레칭 몇 분, 가벼운 걷기조차 큰일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나중에 더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나태함에 한 발 더 빠져들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내가 후회하지 않을까? 지금은 귀찮다고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앞으로의 나에게는 분명히 운동하지 않았던 나날들이 짐이 되지는 않을까? 건강은 단번에 나빠지지 않습니다. 마치 천천히 삭아가는 나무처럼, 나는 게으름이라는 벌레에 조금씩 갉아먹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를 움직이고 변화하게 만드는 건 타인의 충고도 아니고, 책에서 읽은 멋진 문구도 아닙니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느끼는 죄책감과 다시 한 번 일어서겠다는 작은 결심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향한 첫걸음을 뗀다는 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운동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대하게 다가오는 것이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운동은 꼭 땀을 뻘뻘 흘리며 헬스장에서 중량을 들어 올리는 것이어야 할까요? 가벼운 산책이나 집에서 하는 스트레칭도 훌륭한 운동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싶은 건, 대단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오늘 만큼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 보자는 것입니다. 아무리 작아 보이는 걸음이더라도, 그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에는 게으름을 이겨낼 수 있을 테니까요.
게으름과 운동 사이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바라보며 저는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비록 실패하고 다짐이 흐트러지더라도, 다시 한 번 시도해보려는 마음입니다. 운동이 귀찮다고 느끼는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아야겠습니다. 물론 또 넘어지고, 게으름에 다시 지더라도요. 어쩌면 운동과 게으름의 싸움은 아주 오랜 싸움이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정이 아닐까요?